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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놓은 석유 안보, 꼴찌에서 두 번째

Posted December. 13, 2013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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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세계에서 석유안보 수준이 두 번째로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하루 석유 소비가 생산보다 10만 배럴 이상 많은 주요 석유 수입국 32개국 중 한국의 석유안보 취약성 지수가 0.745로 태국(0.8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고 평가했다. 3위는 대만(0.744)이었고, 중국(0.493)은 17위, 일본(0.483)은 19위였다.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산업 내 석유의존도가 크고 세계 석유시장 수급 변동성에 경제가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00년과 2010년도 석유 의존도(국내총생산(GDP) 대비 석유소비량, 석유순수입 비율 등) 석유 도입 국가의 집중도 1차 에너지 중 석유소비 비중 등을 중심으로 각국의 석유안보 역량을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석유안보 강화방안 연구-석유안보 취약성 지수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펴냈다.

한국은 뒷걸음질

한국은 2000년(0.787) 3위였던 취약성 지수가 0.042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석유 의존도가 2000년 0.897(7위)에서 2010년 1.278(4위)로 높아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은 또 GDP 대비 석유소비 비중도 32개국 중 세 번째로 높다. 석유 등 1차 에너지 소비 비중이 증가한 점도 안보 취약성을 높인 요인이다. 한국은 2010년 1차 에너지 소비량이 2000년보다 30.8%나 증가했다. 그나마 민간 기업들이 원유공급처를 다변화해 석유 수입국을 20곳 이상으로 늘리면서 석유 공급 부문에서의 취약성 지수가 2000년 8위에서 2010년 22위로 개선된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 나라는 중국 태국 브라질 인도 터키 대만 등 현재 고도의 경제성장을 진행 중인 국가뿐이라며 2000년 중반 이후 선진국들의 석유 수요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과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브라질 필리핀 터키 인도 체코 포르투갈 등 10개국은 10년 동안 석유안보 수준이 한국보다 큰 폭으로 향상됐다. 2000년 기준으로 취약성 지수 1위(0.808)였던 필리핀은 천연가스와 석탄 소비 비중이 늘면서 올해 5위(0.701)까지 내려갔다. 2000년 기준 6위와 8위였던 체코(0.664)와 포르투갈(0.639)도 석유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각각 13위(0.565)와 12위(0.565)로 내려앉았다. 2010년 7위(0.657)였던 인도도 석탄과 천연가스 비중이 늘면서 16위(0.529)로 개선됐다.

수요관리 정책 강화하며 원유 공급처 늘려야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보통계센터 소장은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고 석유연료인 나프타를 대체할 원료 개발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석유 의존도가 높다며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하는 등 수요 관리에 지속적으로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오일샌드나 셰일가스 등 비전통석유가스(암석이나 진흙, 모래 등의 틈에 녹아 있는 석유와 가스)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양상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필요도 있다고 연구원은 조언했다. 이 소장은 동아시아로 원유 수출을 확장하려는 러시아와 셰일가스나 오일샌드 개발로 원유생산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캐나다에서 수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