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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환호에 잠도 달아나요

Posted February. 13, 20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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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올림픽 신기록 냈어. 고생했다, 상화야.

12일 새벽 이상화 선수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순간 이 선수의 어머니 김인순 씨(53)는 두 손을 꼭 모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같은 시간 오전 1시가 다 돼 가는 늦은 밤이었지만 전국 곳곳에선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주로 낮에 열려 사람들은 역이나 식당, 직장 등에 모여 시청했지만 이번 소치 겨울올림픽 중계는 주요 경기 시간대가 늦어 대부분의 사람이 가정이나 술집에서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대학생 손현수 씨(26)는 11일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이 예선 1차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자 친구들과 번개 모임을 추진했다. 한 막창집에서 친구들과 모인 손 씨는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이상화를 연호할 정도로 열광적이었다고 말했다. 역시 친구들과 함께 서울 노원구의 한 호프집에 모여 TV를 단체 시청한 대학생 이황재 씨(27)는 친구들과 함께 올림픽 경기를 보니 기쁨과 감동이 두 배라며 즐거워했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의 한 헬스장을 찾은 소형준 씨(27)는 이상화 선수 경기에서 눈을 뗄 수 없어 계속 러닝머신만 탔다고 말했다. 평소엔 다른 운동도 번갈아 하는데 이날은 TV가 달려 있는 러닝머신만 이용했다는 것.

집에서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도 신이 났다. 집에서 시청한 송태헌 씨(26)는 친구들과 단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감정을 나눴다고 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하는 실시간 중계로 경기를 관람하는 팬도 많았다. 김철식 씨(29)는 경기를 관람하는 도중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 서비스 때문에 인터넷 중계가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중계 서비스를 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측은 11일 이상화 선수의 2차 경기가 시작된 후 접속자가 50만 명을 넘었다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계 때 평균 20만 명이 접속하는 걸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상화 선수의 500m 결승 레이스 평균 시청률은 MBC TV가 31.6%, KBS2 TV가 24.3%(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로 합계 55.9%를 기록했다.

12일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의 모태범, 이규혁 선수의 경기도 응원했다는 시민이 많았다. 1박 2일 일정으로 태백산에 등산을 간 채현석 씨(73)는 태백산에서 두 선수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현역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 이규혁 선수와 동갑이라 더 애착이 간다는 회사원 임성현 씨(36)는 오랜만에 대학 친구들과 만나 이 선수가 멋지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걸 지켜봤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을 보면 늦은 밤 응원도 거뜬하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