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떨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벨기에의 8강전이 열리는 브라질리아 관계자들은 긴장 상태다. 폴랴지상파울루 등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약 7만 명의 아르헨티나 응원단이 브라질리아로 집결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 응원단은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고 상대편을 배려하지 않는 응원으로도 악명이 높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다른 국가의 응원단과 시비가 붙어 수차례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브라질 당국은 이번 8강전에서 벌어질지도 모를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3600여 명의 경찰을 파견할 예정이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지난달 22일 아르헨티나와 이란과의 경기에서 이란을 응원하던 브라질 팬들이 아르헨티나 응원단에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많은 브라질 축구팬은 아르헨티나의 탈락을 바라며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상대팀을 응원한다.
2일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16강전에서도 브라질 관중이 스위스 응원단과 연합해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상파울루 시민인 아데바르시 아부 씨는 브라질 땅에서 아르헨티나 축구팀이 이기는 것은 보기 싫다. 아르헨티나가 하루빨리 탈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한국과 일본처럼 이웃나라지만 관계가 매끄럽지 않다. 오히려 앙숙 관계에 가깝다. 과거 영토 분쟁으로 전쟁도 치렀다. 양국 모두에 축구가 제1의 스포츠인 만큼 축구를 통한 자존심 경쟁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브라질에 이번 월드컵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르헨티나의 우승이라고 보도할 정도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토너먼트에서 순항할 경우 결승에서 맞붙는다.
상파울루=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