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새 정치 체질 개선 없는 지도부 교체론 민심 못얻는다

새 정치 체질 개선 없는 지도부 교체론 민심 못얻는다

Posted August. 01, 2014 10:49   

中文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730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어제 총사퇴했다. 김 공동대표는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안 공동대표도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참패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이로써 올 3월 구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의 통합으로 이뤄진 김-안 공동대표 체제가 4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당의 간판으로 삼은 새 정치도 빛을 바랬고, 재보선에서 패배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어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새 지도부가 나올 때까지 새정치연합은 상당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 새 지도부는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계파 간 당권 투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친노무현 계 일각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전면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중도 성향 지도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친노와 486 강경파가 당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가 교체된다고 떠난 민심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새정치연합은 2007년 대선 이후 2010년의 지방선거만 빼고는 2012년 총선과 대선 등 거의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운동권 체질의 자기도취와 망상, 패권적 조직문화, 오만과 단견, 국민보다는 당의 이익을 앞세우는 도덕적 해이의 결과라고 진단했지만 별로 바뀐 게 없다. 이후 안철수 세력이 가세하긴 했으나 한 위원장의 진단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우리는 본다.

이번 재보선 참패는 공천 실패가 물론 큰 요인이었다. 김-안 공동대표가 무리하게 전략공천, 보은공천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당의 결속력을 떨어뜨리고 국민에겐 거부감을 줬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세월호 정국에서 보여준 강경 일변도의 정치 행태가 국민을 짜증나게 한 것이다. 주변의 열성적인 지지자들만 보느라 정작 세월호 피로감을 느끼는 다수 국민의 민심 변화를 읽지 못했다. 틀에 박힌 정권 심판론만 외치는 야당을 유권자들이 심판한 것이다.

그런데도 당내에선 명확한 진보 노선을 설정해야 한다며 엉뚱한 처방을 내리는 중진도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맡은 비상대책위와 새로 등장할 지도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이번 재보선 참패의 원인부터 제대로 읽어야 할 것이다. 투쟁 일변도의 적대적 정치가 아니라 상생과 공존의 정치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정당으로 탈바꿈하려면 당의 체질을 뜯어고쳐야 한다. 세계의 경제흐름을 보고 경제살리기에 전폭 협조하는 획기적 변화도 필요하다. 공천 제도를 비롯해 당의 운영 방식을 정당민주주의에 걸맞게 혁신하는 것은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