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미국을 방문하더라도 그가 의회에서 마음대로 연설하도록 놔두는 것은 위험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만나면 역사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다.
아베 정권의 미국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를 비판한 미국 역사학자 19명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사진)는 5일(현지 시간) 통화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집단성명이 어떻게 나오게 됐나.
지난해 11월 중순 일본 외무성이 뉴욕에 있는 맥그로힐 출판사에 외교관을 보내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교과서 내용 수정을 요청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몇몇 역사학자가 올해 1월 2일 열린 미국역사협회(AHA) 연례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모임을 조직했다. 우리는 이것이 학문의 자유를 조준한 것으로,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싶었다.
당시 어떤 내용이 결의됐나.
정부가 자국 역사 묘사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은 이해지만 교과서 내용에 간섭하려고 하는 것은 역사적 관행에 거스른다. 특히 교과서의 몇 문단을 제거하라는 일본의 요구는 전에 없던(unusual) 일이다. 이에 대한 관심과 연대(solidarity)를 표시하기 위해 집단성명을 내게 된 것이다.
일본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일본 지도자들과 참모들이 성명을 읽고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영리하다면 짐짓 모른 체할 것이지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반대할 것이라고 본다.
일본이 성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번 성명은 서명한 19명만의 의견이 다니다. 모든 역사학자의 것이다. 그 끔찍한 체제(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경험한 수많은 피해자도 앞에 나서게 될 것이다. 만약 아베 정권이 우리의 성명이 부정확하다고 말한다면 역사의 가치를 아직도 모른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일본의 개방성도 의심받게 되고 정권은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세계 역사학자들은 인터넷으로 소통하면서 교과서의 저자인 하와이대 허버트 지글러 교수를 계속 지지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면 역사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일본이 아시아와 세계의 지도국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베 총리와도 생각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는 계속될 것인가.
아베 총리와 그의 지지자들은 역사적 사실들이 일본의 명예를 더럽히고 젊은 일본인들에게 자기학대적 역사관을 심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앞으로 아름다운 나라의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그들이 선호하는 과거의 기억들로 역사를 대체하려 할 것이다.
이것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열린 사회인 일본이 퇴행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환상적인 비전(역사 수정주의)이 일본과 젊은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과거를 무시하는 것은 미래에 더 위험한 해악을 키울 것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