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과 오대산에서 멸종위기종인 붉은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붉은박쥐는 털과 귀 등이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고 있어 황금박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7일 백두대간 핵심 생태축의 생물다양성 조사를 위해 지난해 실시한 자연자원조사 및 공원 자체조사를 통해 월악산과 오대산국립공원에서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 붉은박쥐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붉은박쥐는 겨울잠을 자는 기간이 최대 220일에 이르고, 겨울잠에서 깨고도 낮에는 숲 속 깊은 곳에서 자고 주로 밤에 활동하는 동물. 한겨울에도 12도 안팎의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는 폐광을 잠자리로 삼기 때문에 발견이 특히 어려운 종으로 꼽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월악산과 오대산을 비롯해 백두대간 지역을 핵심보호지역으로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이 지역에서 박쥐 서식이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번 조사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작은관코박쥐 토끼박쥐를 월악산에서 새로 발견했다. 이 박쥐들은 붉은박쥐와 함께 멸종위기 박쥐류 3종으로 꼽힌다. 오대산에서 작은관코박쥐와 토끼박쥐가 서식한다는 것은 기존 조사에서 밝혀진 적이 있다. 이로써 멸종위기종 박쥐류 3종이 이미 서식하는 것으로 2014년 밝혀진 소백산을 포함해 월악산과 오대산도 멸종위기종 박쥐 3종이 모두 서식하는 지역으로 확인됐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