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은 5일(현지 시간) 열린 레버쿠젠과의 25라운드 안방경기에서 해트트릭(3골)을 기록했다. 전반 5분 선제골에 이어 전반 44분, 후반 12분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2007년 K리그 제주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2010∼2011시즌 독일에 진출한 구자철이 프로 선수로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데스리가에서 한국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구자철이 두 번째다.
구자철은 이날 해트트릭으로 7골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골을 기록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전까지는 2011∼2012시즌 아우크스부르크와 지난 시즌 마인츠에서 기록한 5골이 최다였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정규리그 9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구자철이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최근 최전방 공격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인 구자철이 이전보다 전진 배치돼 활약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2011∼2012시즌 1부로 승격한 뒤 팀에서 해트트릭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구자철에게 양 팀 최고인 평점 9.4점을 줬다. 구자철을 빼곤 8점대를 받은 선수도 없었다.
구자철의 골 잔치에 힘입어 앞서 가던 아우크스부르크는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으로 비겼다. 구자철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해트트릭이 승점 3점을 챙기기에 부족했다는 점이 부끄럽다. 우리가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내 골들을 기뻐하기 어렵다”며 무승부를 아쉬워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