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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엘리트들, 미에 ‘북망명정부' 세운다

탈북 엘리트들, 미에 ‘북망명정부' 세운다

Posted October. 07, 2016 07:34   

Updated October. 07, 20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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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거주 탈북 엘리트들과 한국의 주요 탈북자 단체장들이 연대해 내년 상반기 미국에서 ‘북한 망명정부’를 수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고위층들의 탈북이 잇따르는 등 김정은 정권에 대한 내부 엘리트들의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망명정부 수립 계획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탈북자 단체장 A 씨는 6일 “내년 초 미국 워싱턴에서 가칭 ‘북조선자유민주망명정부’ 수립을 선포할 계획”이라며 “이미 탈북 단체장 10여 명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끝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올해 말 창립 선언을 하려고 했지만 망명정부 설립자금 문제 등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해 내년 초로 미뤘다”고 했다.

 미국 망명정부 설립을 제기한 인물은 최고위급 탈북자로 꼽히는 B 씨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의 고위 간부였던 B 씨는 지난해 제3국을 경유해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다. 올해 여름 미국 영주권을 받은 뒤 가족과 함께 워싱턴으로 건너가 체류하고 있다. B 씨는 한국에 입국한 직후부터 “이제 때가 됐으니 망명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망명정부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경제적으로는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한다는 강령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다소 이질적인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중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이들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망명정부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국내 헌법 3조를 위반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는 북한도 한반도에 포함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 망명정부를 인정해준다면 이는 곧 북한을 외국으로 간주하게 되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국제법 전문가인 한명섭 대한변호사협회 통일문제연구위원회 부위원장은 “북한이 유엔에 가입돼 있는 이상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망명정부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대신에 망명정부 활동을 묵인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제기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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