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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생산중지가 삼성과 한국경제에 몰고 올 파장

갤럭시노트7 생산중지가 삼성과 한국경제에 몰고 올 파장

Posted October. 11, 2016 07:46   

Updated October. 11, 2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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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를 교환하고도 미국에서 5건의 발화(發火)가 신고 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 생산 중단조치가 내려졌다. 삼성전자는 10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燒巽)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 조정이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갤럭시노트7 출시 52일만이고, 노트7 배터리 폭발사고로 전제품 리콜을 결정한지 38일 만이다. 미국 4대 이동통신사 중 2위 AT&T와 3위 T-모바일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와 교환을 전면 중단해 국내 이동통신 3사도 비슷한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발화의 원인으로 삼성SDI가 생산한 배터리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신속하게 리콜을 실시했다. 그러나 배터리를 교환한 새 제품에서 불이 난 것은 설계, 제조, 소프트웨어상의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의 발화가 충전 중이 아닌 이동 중에 일어난 사고라는 점은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삼성이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은 채 문제를 서둘러 봉합하려 빚어진 참화 같다.

 삼성전자는 2013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뒤 2014년 영업이익이 크게 꺾일 때부터 위기는 예고됐다. 개혁을 외치면서도 비용을 줄이는 인력 구조조정, 선두기업을 따라가는 기술개발에 매달렸을 뿐 ‘퍼스트 무버’가 되려는 혁신과 도전은 부족했다. 세계를 무대로 뛰는 기업은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삼성의 위기는 가장 자신 있는 제품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몰아친 것이어서 충격적이다.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8%로 주요 선진국의 주력기업 매출비중에 비해 크게 높다. 삼성이 흔들리면 한국경제가 흔들린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전자제품의 불량률이 개선되지 않자 1995년 전국 대리점에서 휴대전화 팩시밀리 등을 몽땅 수거해 구미사업장 운동장에서 불태우는 화형식을 했다. 삼성은 21년 만에 다시 고통스러운 화형식을 해서라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