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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만나는 여행길, 공항이 춤춘다

Posted January. 16, 2018 07:30   

Updated January. 16, 20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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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 공항(Art Port).’

 18일 개장하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간을 넘어 최고의 문화 공간이 되겠단 포부를 지녔다. 그 출발점이자 판가름이 될 ‘아트포트 프로젝트’에 공항은 약 46억 원을 투입했다. 지니 서, 율리우스 포프 등 국내외 유명작가 18명의 작품이 승객들을 맞이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프랑스 미술계의 스타’ 그자비에 베양(55·사진)의 ‘그레이트 모빌’이다. 3층 출국장에 설치된 높이 18.5m의 작품은 모른 척 지나치기도 힘들다. 11일 개장 기념 기자회견에 맞춰 내한한 베양은 “인천공항과 같은 국제적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내 작품과 조우하는 건 작가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그레이트 모빌’에 가장 주력한 점은….

 “겸손과 균형이다. 대형 프로젝트지만 여긴 미술관이 아니다. 시각적으로 눈에 띄어도 소박해야 한다고 봤다. 큰 모빌이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전달하려 했다. 승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되 압도하길 바라진 않는다.”

 ―작품이 지닌 뜻은 뭔가.

 “모빌은 물리적 법칙을 따라 움직인다. 본질은 같아도 계속 움직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마치 자연 풍경이나 낮과 밤처럼. 공항에 오는 승객과도 닮았다. 동일한 인물이지만 다른 상황과 환경으로 이동하지 않나.”

 ―설치 장소가 공항이란 점을 많이 의식한 것 같다.

 “맞다. 공항은 사람들이 24시간 움직이는 곳이다. 21세기를 상징하는 형이상학적 공간이랄까. 내 작품에서도 시간과 이동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가볍게는, 내 작품이 승객들이 거대한 공항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

 ―아트포트를 추구하는 인천공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근 많은 공항이 슈퍼마켓이나 쇼핑몰로 변해가는 게 안타깝다. 내게 여행이란 낭만과 호기심, 두려움이 공존하는 개념이다. 편리함도 좋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여행에서 감성적인 ‘발견’을 원하지 않을까.”



정양환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