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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원형’ 한반도 스키 106년만에 돌아온다

‘고대 원형’ 한반도 스키 106년만에 돌아온다

Posted January. 19, 2018 08:53   

Updated January. 19, 20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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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최고(最古)의 5200년 전 스웨덴 고대스키와 동일한 ‘네 구멍식 스키’로 그동안 일본에서도 중요하게 전시돼온 ‘고대원형’ 한반도 스키가 평창 겨울올림픽을 맞아 106년 만에 19일 일시 귀국한다. 이 스키는 21일 스키클럽 곤지암 임경순 회장(88·국내 최초 겨울올림픽 스키선수) 등 스키원로들에게 인계돼 LG그룹 서브원(대표 이규홍)의 곤지암스키장 내 ‘한국스키 100년관’에 전시된다. 스키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까지 전시된 뒤 3월 중순경 일본으로 되돌아간다. 이번 전시는 서브원이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차례나 현지를 방문해 설득한 끝에 성사됐다.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스키이자 아시아에서도 유일한 ‘네 구멍식 고대원형 스키’는 고로쇠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길이 160cm, 너비는 앞뒤가 6.4와 5.5cm, 한가운데는 7cm. 잘록한 요즘 스키와는 정반대다. 한가운데 네 구멍은 발 묶는 끈을 통과시키기 위한 것. 이걸 당시 선조들은 ‘썰매’라고 불렀다. 이 순수 우리말을 한자로는 ‘설마(雪馬)’로 표기했다.

 고대원형 스키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 한반도에 주둔했던 일본 육군 제8사단의 아부라카와 데이사쿠(油川貞策·1885∼1953) 중위가 함경남도에서 찾아내(조에쓰시립종합박물관 스키자료목록 기록) 니가타현 조에쓰시 소재 제13사단에 보냈다. 이 부대가 해체된 뒤 조에쓰 시가 시립종합박물관에 전시한 데 이어 1992년 가나야산 일본스키발상기념관(조에쓰 시립종합박물관 산하)으로 옮겨졌다.

 일본스키발상기념관은 이 스키가 역사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대 스키와 동일한 형태의 스키가 최근까지 조선반도 북쪽에서 사용돼 왔음을 추정할 수 있어서다. 특히 네 구멍식은 스키고고학에서 극히 귀중하고, 이런 스키가 한반도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고대에 스키가 유럽부터 유라시아까지 넓게 전해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스키를 국내에선 ‘4세기 북구형 스키’(출처 ‘스키70년사’·대한스키협회 1999년 발간)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스키의 원형’(손경석 초대 대관령스키박물관장·1999년)이란 주장도 나온다.

 일본 야마자키 시호우는 저서 ‘일본스키발달사’(1936년 발간)에서 “북유럽 서쪽의 스칸디나비아 지방에 태고로부터 전해진 스키와 똑같은 것이 1911년 함경남도에서 발견됐는데 이건 퉁구스족이 동방에 이동할 때 지니고 온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조에쓰시(일본니가타현)=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