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까지는 막지 못했다.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한파를 뚫고 이곳을 찾은 청소년 수십 명은 각종 놀이시설을 타면서 활짝 웃었다. 이들은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재중동포 청소년 한국 방문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 56명이다. 재중동포 학교에서 시험을 거쳐 선발된 인원이다. 흥사단과 재한조선유학생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관한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은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22일 한국에 왔다. 대부분 첫 방문이 아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부모나 친척을 찾아 한두 번씩 방문한 경험이 있다. 김미혜 양(15)은 이번 방한이 다섯 번째다. 아버지가 한국의 무역회사에 일하는 덕분이다. 이제 김 양에게 한국은 ‘친구’처럼 편안한 공간이다.
한류 영향도 크다. 이날도 놀이기구 탑승을 기다리던 김 양은 친구들과 아이돌 그룹 ‘워너원’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갔다. 김 양은 “(워너원을 보면) 같은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이 든다. 무엇보다 말이 잘 통하니 편하다”며 웃었다. 일부 청소년은 최근 한국영화에서 재중동포를 부정적으로 그린 것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업과 진로 개척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도 열렸다. 앞서 청소년들은 23일 서울대를 찾았다.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재중동포 선배들의 ‘특강’이 진행됐다. 한국 내 대학에 진학하고 공부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날 청소년들은 서울 용산구 한글박물관을 찾아 한글의 유래를 배웠다. 이들은 한글 등 한국 문화를 더 깊게 이해했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뒤 한국을 떠난다. 흥사단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재중동포 청소년들이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