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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낙마가 부른 ‘코피 작전’ 역풍

빅터 차 낙마가 부른 ‘코피 작전’ 역풍

Posted February. 02, 2018 08:48   

Updated February. 02, 20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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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 미국대사에 내정됐던 한국계 미국인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57)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예방적 대북 선제타격)’ 방안 때문에 낙마한 것으로 알려지자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척 헤이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공격하는데 김정은이 보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굉장한 도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머리를 잘 써야 한다. 나라면 (코피 터뜨리기 방안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이날 CNN에 출연해 백악관의 ‘코피’ 전략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차 석좌의 전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두고 “정곡을 찔렀다”고 높게 평가했다. 또 “워싱턴의 많은 한반도 전문가들이 예방적 타격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반도 관련 브리핑을 진행한 뒤 극찬을 받아 ‘낙마한 빅터 차의 대안’으로까지 거론되는 인물이다.

 민주당은 더 강하게 반발했다. 이라크전쟁 참전 용사로 교전 중 두 다리를 잃은 것으로 잘 알려진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은 “(트럼프 행정부에선) 문제 해결의 첫 번째 수단으로 전쟁을 거론하는 것에 반대하는 행위가 대사직 결격 사유로 평가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백악관은 주한 미국대사 후임자 선정 과정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지난달 31일 후임 대사 선정 문제에 대해 “길고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사 공석으로 한반도 정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서울에 경험이 많고 매우 존경받는 대표(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