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 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한-인도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과 연계해 미·중 경제의존도를 낮추는 독자적인 경제외교 구상을 본격화한 것이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 인근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노이다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는 인도와 한국, 50여개 부품회사의 노력과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다”며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이 중동, 아프리카 등 제3국 수출로 이어져 양국 간 경제협력의 결실이 더욱 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모디 총리는 물론 이 부회장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 관련 행사 참석은 물론 이 부회장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은 인도 최대의 스마트폰 공장으로 이 부회장이 2016년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된 직후 모디 인도 총리를 직접 만난 뒤 투자를 결정한 곳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삼성전자 인도 공장 방문은 신남방정책의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시장인 인도 공략을 위해 정부와 재계 서열 1위 삼성전자가 협력하는 모습을 통해 명분과 실리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 부회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본 뒤 신규 휴대전화 제조 라인에서 생산된 1, 2호 휴대전화에 친필 사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이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며 “여러분들이 양국 경제협력의 역군”이라고 격려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미일이 중국을 안보, 경제 양 분야에서 견제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 대신, 경제 분야 협력을 중점 강조하고 있는 모디 총리의 인도·태평양 비전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포럼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안승권 LG전자 사장 등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뉴델리=한상준 alwaysj@donga.com ·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