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인터넷 스타가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중국 국가(國歌)를 장난스럽게 흥얼거렸다는 이유로 구류 처분을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시대 중국의 언론 인터넷 등 사회 통제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하이(上海)시 공안국(경찰청)은 14일 인터넷 생방송 진행자인 양카이리(楊凱莉·20)가 중국 국가(國歌)법을 위반해 행정구류 5일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상하이 공안은 양카이리가 ‘엄숙히 서서 국가를 불러야 하고 불경한 행위를 하면 안 된다’는 법을 위반했다며 인터넷 방송도 법 적용의 예외 지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생방송 진행자인 양카이리는 리거(莉哥)라는 예명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인기 동영상 앱 더우인('音)에서 팔로어가 4400만 명에 달하는 ‘왕훙(網紅)’이다. 왕훙은 중국에서 인터넷 스타를 가리킨다.
양카이리는 7일 중국판 유튜브인 후야(虎牙)에서 온라인 음악 축제를 소개하는 인터넷 생방송을 시작하면서 앉은 채로 “일어나라,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는 인민이여”로 시작하는 중국 국가를 흥얼거리듯 불렀다. 불과 3초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국가의 존엄을 모욕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양카이리가 “국가를 진지하게 부르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조국에도 사과한다”는 사과문을 두 차례 소셜미디어에 올렸지만 논란은 확산됐다. 후야 측은 양카이리의 방송 계정을 정지시켰다. 결국 양카이리는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경찰의 구류 처분을 받는 신세가 됐다. 상하이 공안은 “법률의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위반하는 행위를 법에 따라 결연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