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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금지 당한 CNN, 백악관 상대 소송”

“출입금지 당한 CNN, 백악관 상대 소송”

Posted November. 13, 2018 07:37   

Updated November. 13, 201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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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NN의 악연이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짐 어코스타 CNN 기자(47)가 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퍼붓다가 제지당한 뒤 자신의 마이크를 빼앗은 여직원에게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백악관 출입을 정지당하자 CNN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샘 도널드슨 전 ABC뉴스 백악관 출입기자는 11일 CNN방송에 출연해 “내가 알기로는 CNN과 어코스타 기자가 소송을 제기했다”며 “우리가 토론하는 이 문제에 대해 이번 화요일(13일)에 법원에서 심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성명에서 “아무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백악관과 접촉하고 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기간 이후 줄곧 CNN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부르며 비난해 왔다. 대선 당시 CNN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밀고 있다며 “CNN은 클린턴 뉴스 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의 약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쿠바계 이민자 가족 출신인 어코스타 기자는 올해 1월 선임 백악관 출입기자로 승진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설전을 벌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질문 공세를 하는 어코스타 기자에게 “나가라”고 외쳤고, 7월 영국에서 열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장에서도 “가짜 뉴스 CNN 기자의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면박을 줬다.

 어스코타 기자에 대한 백악관의 출입 정지 조치에 대해 “정치권력의 지나친 언론 통제”라는 비판이 많지만 “중립성을 잃은 CNN에 대한 철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폭스뉴스는 “어코스타가 대통령에게 상처를 입혀 자신을 띄우려는 계산으로 질문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실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많은 프로그램을 할애하고 있다.

 CNN의 시청률은 하락 추세다. 폭스뉴스는 지난달까지 28개월 연속 1위(케이블 방송 기준)였고, 지난달 닐슨미디어 리서치 조사에서는 하루 평균 2800만 명이 프라임타임에 시청해 압도적 1위를 지켰다. MSNBC가 1580만 명으로 뒤를 이었고, CNN은 93만 명에 그쳤다.

 한편 6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보복을 위해 CNN을 소유한 타임워너와 통신회사 AT&T의 합병을 막았는지, 또 워싱턴포스트 모회사 격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배송비를 문제 삼았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이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