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0년까지였던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기간을 2028년까지로 연장했다.
4일 삼성전자는 서울 호텔신라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대표이사(사장)와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이 2028년 여름올림픽까지 후원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계약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2026 겨울올림픽(개최지 미정),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무선·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후원해 온 무선 및 컴퓨터 제품뿐 아니라 제품에서 구동되는 5세대(5G) 통신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권리까지 확보하게 됐다.
1997년부터 글로벌 후원사인 ‘TOP(The Olympic Partner)’로 활동해 온 삼성전자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후원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삼성이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충분히 성장한 데다 세계적으로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줄면서 마케팅 효과도 이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공식 후원사는 4년마다 약 1억 달러(약 1106억 원)를 후원하는데 IOC에서 최근 후원금을 큰 폭으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삼성이 당초 계획을 바꿔 후원을 연장한 데에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2032년 여름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계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2032 공동 올림픽 개최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삼성이 후원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직접 동행했던 이 부회장으로선 올림픽 후원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올림픽 TOP 스폰서 중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한데 삼성이 후원을 중단할 경우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