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6일 내수 ‘연간 10만 대’ 판매를 돌파한 가운데, 싼타페의 일일 판매량이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에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17일 현재 이달 일평균 싼타페TM 판매량은 437대로 나타났다. 지난달 싼타페TM의 하루 평균 판매량(409대)보다 6% 정도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말 현대차의 플래그십(기함) SUV 모델 팰리세이드의 국내 사전계약이 시작된 이후에도 판매량이 늘어난 셈이다.
지금 추세라면 28일쯤 단일 SUV 모델 기준 10만 대 돌파가 유력하다. 최근 기록을 세운 ‘내수 연간 10만 대 돌파’는 구형 모델인 ‘싼타페DM’과 신형 모델인 ‘싼타페TM’을 합친 수치다. 2월 출시된 신형 싼타페TM만 놓고 봤을 땐, 17일 기준 9만5312대가 팔려 10만 대를 아직 돌파하지 못했다. 그동안 국산차 가운데 단일 모델 10만 대 판매를 넘긴 차종은 ‘모닝’ ‘아반떼HD·MD’ ‘EF·NF쏘나타’ ‘HG·IG그랜저’, 소형 상용차 ‘포터’ 정도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팰리세이드 공개 이후 싼타페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싼타페 수요층 일부가 팰리세이드로 이동할지 모른다는 분석에서다. 팰리세이드는 사전예약 물량 2만 대로 싼타페TM 사전예약 기록(1만4243대)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SUV 수요층이 두꺼워진 덕에 자기잠식 없이 싼타페, 팰리세이드가 각기 다른 고객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싼타페TM의 선전은 한국 SUV 시장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솔린 엔진 선호, 30대 고객과 여성 고객의 부상이 도드라졌다. 현대차가 최근 싼타페TM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가솔린 엔진 선택 비중이 기존 모델 대비 10%포인트 늘었다. 또 싼타페TM 고객 중 20대는 6%, 30대는 22%로 조사됐다. 싼타페DM에 비해 각각 2%포인트,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싼타페TM의 50대 고객은 5%포인트, 60대 고객은 4%포인트 줄었다.
여성 고객의 증가도 눈에 띈다. 싼타페TM을 선택한 여성 고객은 19%로 싼타페DM 때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5인승 싼타페를 선택한 비중도 증가했다. 5인승 싼타페TM을 선택한 고객은 78.9%였는데, 기존 모델보다 11.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젊은 세대가 SUV를 선택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가솔린 SUV 시대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그랜저, 쏘나타 등 세단 차량은 택시와 법인 수요가 많아 판매량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싼타페는 택시와 법인이 없는데도 고객분들이 꾸준히 찾아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싼타페의 개인, 법인 비중을 살펴보면 개인 고객이 80%에 육박해 그랜저(70%)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변종국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