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中대사 계속 공석...사람 없어서인가, 對中외교 소홀히 여겨서인가

　다음 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선 비핵화와 상응 조치 이외에 종전선언 등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주요 의제들이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 변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인데 대중 레이더 사령탑인 주중 한국대사는 벌써 한달 째 공석 상태다. 노영민 전 주중대사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취임한 뒤 후임자 하마평 조차 들리지 않는다. 주중 대사의 빈 자리가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8일 1년도 안되는 기간에 중국을 네 번째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차 북-미 회담에서 다뤄질 주요 의제를 조율했다. 중국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14일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2차 북-미 회담 관련 ‘공동 연구’를 한 뒤 북한에 대한 지지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난달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방한 이외엔 한중간 차관급 회담도 열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특별히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실제 외교 현장은 겉돌고 있는 것이다.

　주재국 대사가 자리를 비우면 그만큼 내밀한 고급 정보 파악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처럼 정보통제가 심한 경우엔 더욱 그렇다. 다음주 북-미 회담을 시작으로 4강 외교 판도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은 다시 시 주석을 만나고, 서울 답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미, 미-중, 북-러 정상회담은 물론 북-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있다. 이 외교사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한 입체적인 외교활동이 긴요한 때다. 게다가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은 한중관계를 복원하고 중국 진출 기업들과 교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주중대사의 역할은 막중하다. 대사 공석 상태를 이렇게 방치한 상태에서 한반도 운명 운운하는 외교적 수사만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