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32)이 29일 오전 5시 10분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2019시즌 개막전 선발로 최종 낙점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46·은퇴)에 이어 두 번째다.
개막전 선발은 큰 영광이지만 책임감도 그만큼 크다. 주축 선발 투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져 있는 LA 다저스는 제1선발 류현진을 필두로 로스 스트리플링, 마에다 겐타, 워커 뷸러, 훌리오 우리아스로 5인 선발진을 꾸렸다. ‘원투펀치’ 클레이턴 커쇼와 워커 뷸러가 돌아오는 4월 중순까지는 류현진이 사실상 1선발이다.
류현진으로서는 29일 개막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선발 맞대결 상대는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잭 그링키(36)다. 한때 류현진과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그링키는 2015시즌 후 6년 2억650만 달러(약 2342억 원)에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연평균 약 3442만 달러(약 390억 원)를 받는다. 류현진의 올 시즌 연봉은 1790만 달러(약 203억 원)다.
그링키는 24일 개막 전 마지막 실전 등판인 콜로라도 마이너리그팀과의 경기에서 6과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홈런 2개 등 10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그링키는 “내용은 안 좋았지만 느낌은 괜찮았다. 건강하게 던진 것으로 만족한다”며 결과에 크게 연연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링키는 지난해 33경기에 선발 등판해 207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15승 11패, 평균자책점 3.21로 에이스 구실을 다했다.
류현진과 그링키는 그동안 두 차례 맞대결했다. 첫 대결인 2017년 9월 6일에는 류현진이 6이닝 1실점, 그링키는 7이닝 1실점으로 나란히 호투했다. 둘은 승패 없이 물러났고 경기는 애리조나가 3-1로 이겼다. 지난해 9월 1일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이 7이닝 2실점, 그링키는 7과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다. 류현진이 승패 없이 물러난 뒤 다저스가 3-2로 역전승하며 그링키는 패전 투수가 됐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4월 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다. 상대 선발은 3차례나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끈 왼손 투수 매디슨 범가너(30)가 유력하다. 범가너 역시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27로 부진했으나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샌프란스시코의 에이스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