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네스 콰르텟의 연주는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엄밀하다. 자연스럽고 극적인 흐름과 다양한 색채로 깊은 영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음반전문지 ‘그라머폰’)
“네 연주자의 일치된 호흡이, 특히 깊이 있는 작품들에서 듣는 이의 귀를 붙든다.” (현악전문지 ‘스트라드’)
현악4중주단 ‘에네스 콰르텟’에 쏟아지는 찬사들이다. 들어본 듯 하면서도 고개가 갸웃해진다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속한 4중주단’이라고 하면, ‘아’하고 고개가 끄떡여질 것이다. 2016년 내한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을 연주하면서 여섯 차례 콘서트를 전석 매진시켰던 이들이 다시 서울에 온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국내 데뷔 15년을 기념하는 이번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현악4중주 23번 K 590(‘프러시안 3번’), 드뷔시 현악4중주 G단조,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로 유명한 차이콥스키 현악4중주 1번 등을 연주한다. 2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에네스 콰르텟은 2010년 캐나다 바이올리니스트인 리더 제임스 에네스가 주도해 창단했다. 에네스는 2008년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으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반상인 그라머폰상을 수상했고 그래미상도 두 차례나 수상한 중량급 연주가. 그와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에이미 슈워츠 모레티, 첼리스트 에드워드 아론이 맞추는 호흡은 ‘늘 한 방에서 숨쉬는 친구들처럼 일치된 목소리를 이룬다’는 평을 받아왔다.
한편 이들이 26일 연주할 차이콥스키 현악4중주 1번은 19일 뒤인 5월 15일에 같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러시아의 보로딘 콰르텟도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 워낙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실내악 골수팬들이라면 쏠쏠한 비교의 재미를 느껴볼 만한 기회다.
네 사람은 4중주 무대 다음 날인 27일에도 같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2009∼2015년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지휘자를 지냈던 중국 지휘자 리신차오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의 협연 무대다. 독일 초기 낭만파 작곡가 슈포어의 ‘현악4중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현악4중주와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이 협주곡은 실내악적 울림과 협주곡의 매력을 모두 표현하는 흔치 않은 작품으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날 KBS교향악단은 하이든 교향곡 96번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장미의 기사 모음곡도 무대에 올린다.
26일 4중주 콘서트 3만∼10만 원, 27일 KBS교향악단 콘서트 1만∼9만 원. 1544-1555, 02-580-1300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