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美위협 ICBM 아니다” 北발사 묵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 시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장거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동결)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1년 5개월 만에 북한이 4일 미사일 도발에 나섰지만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레드라인’으로 본다고 강조하며 비핵화 대화 판은 깨지 않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 CBS방송 및 폭스뉴스 등 3개 방송사와 연쇄 인터뷰를 갖고 “(미사일들이) 그 어느 국제 경계선도 넘지 않은 채 북한의 동쪽 바다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볼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ICBM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북한 도발의 수위 평가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가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4일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사이에 낀 채로 10일 취임 2주년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딜레마도 더 깊어지게 됐다.


황인찬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