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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訪韓, 비핵화 진전보다 ‘흥미로운 쇼’로 흘러선 안된다

트럼프 訪韓, 비핵화 진전보다 ‘흥미로운 쇼’로 흘러선 안된다

Posted June. 25, 2019 07:32   

Updated June. 25, 201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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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9∼30일 방한 때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재작년 11월 첫 방한 때도 추진했다가 기상 문제로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접경지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에대해 청와대 측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의 트럼프 대통령 친서 공개는 어느 때보다 비핵화 대화의 재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정은은 친서 내용에 만족을 표시하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런 북한의 반응에 “(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이 꽤 높다”며 “우리는 어느 순간에라도 당장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답답한 교착 국면에 돌파구가 열릴 분위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선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 대북 쌀 지원 카드까지 꺼낸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바람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만난 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 결과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비핵화의 줄기를 잡는다는 구상일 것이다. 거기에 모종의 DMZ 이벤트로 국면을 전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작년 방한 때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의 잔혹한 독재체제와 인권 유린을 낱낱이 고발하며 “미국을 과소평가하거나 시험하지 말라”고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전쟁 위기설이 감돌던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지만 한반도 상황은 크게 변한 게 없다. 비핵화는 한 치의 진전도 없고 김정은의 태도 변화 징후도 없다. 김정은은 오히려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든든한 뒷배를 얻은 듯 득의만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과 거기서 내놓을 대북 메시지는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물밑에서 전개된 외교적 노력을 잘 포장된 메시지로 공개하는 이벤트도 필요하다. 하지만 실질적 진전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라면 한낱 쇼였음이 드러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흥미로운 이벤트로 극적인 장면 연출을 기대하기보다는 한미 정상 간 실질적 대화, 나아가 북-미 간 실무협상부터 차분하게 하는 것이 진정 외교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