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之隊(드림팀).’
중국에서 자국 다이빙 대표팀은 자타가 공인하는 드림팀으로 통한다. 어떤 선수들로 팀을 꾸려도 국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미국 농구팀처럼 세계 다이빙에서 중국은 수십 년째 최강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중국은 다이빙에서만 40개의 금메달을 땄다.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는 1988년부터, 여자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에서는 2000년부터 금메달은 늘 중국 차지였다. 세계수영선수권도 마찬가지다. 1973년 이후 광주대회 직전까지 총 138개의 금메달 중 83개를 가져갔다. 이번 광주대회에서도 중국은 16일까지 열린 7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를 독식했다. 전 종목(13개) 석권도 꿈이 아니다. 중국에서 다이빙(跳水)은 국기(國技)인 탁구에 버금가는 효자종목으로 대우받고 있다.
오랜 기간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다 보니 중국에서는 “별다른 비결이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다이빙 기계’로 육성하는 중국의 방식은 예로부터 유명하다.
1991년 호주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플랫폼 10m에서 우승한 푸밍샤(41)는 당시 만 12세 6개월이라는 나이로 화제를 모았지만, 동시에 어린 선수를 대상으로 자행된 극한 훈련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푸밍샤를 계기로 대회 출전 가능 나이는 만 14세로 조정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 여자 10m 싱크로나이즈드 플랫폼에서 뤼웨이(14), 장자치(15)가 우승했듯이 강도 높은 훈련을 버텨가며 나이 제한이 풀리기만 기다리는 유망주들은 많다. 이런 중국이 2013년 대회부터 신설된 하이다이빙(남자 27m, 여자 20m)에서 1개의 메달도 못 딴 것은 세계 수영계에서 ‘미스터리’로 꼽힌다.
‘현대 중국 다이빙 기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쉬이밍 전 국가대표 총감독(77)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다이빙 선수 출신이기도 한 그는 과거 부상이 잦아 이른 나이에 은퇴하기 십상이라 여기던 다이빙 풍토를 바꿨다. 그물망, 수중청소기 등을 고안해 훈련 환경을 개선하고, 서양 선수들에 비해 체구가 작고 민첩한 중국인에게 맞는 ‘쉬이밍 표 기술’을 23개나 개발했다.
궈징징(38) 등 스타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11세 때 국가대표로 뽑히며 ‘다이빙 천재’로 불렸던 그는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며 농구의 야오밍(39)과 함께 중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군림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로도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은퇴 후 중국 재벌과 결혼하며 또 한번 이슈의 중심에 섰다. 중국 다이빙에는 ‘포스트 궈징징’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화수분처럼 나오고 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