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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소모전 계속하면 양국 모두 內傷입을 것

韓日소모전 계속하면 양국 모두 內傷입을 것

Posted August. 02, 2019 07:32   

Updated August. 02, 201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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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어제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만났으나 양국간 간극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강 장관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고노 외상으로부터 이렇다할 답변을 얻어내지 못했다. 강 장관은 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할 경우 한국 정부가 내놓을 대응카드 중 하나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오늘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베 정권 주변에서 감지되는 기류도 ‘강행’으로 기운다.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아베 총리 주변 인사들의 발언이나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일본을 찾은 한국 국회의원들과 끝내 면담을 하지 않은 행동은 모두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유수의 언론매체들이 아베 정부에 대해 한일 갈등을 조장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현상동결협정(standstill agreement)’을 제안하는 등 한일간 갈등에 적극적인 중재 자세를 보이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우선 오늘 오후로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한일 외교장관의 3자 회동이 한일간 갈등 해소의 돌파구를 마련해줬으면 한다.

 백색국가 제외 안은 각의 결정이 이뤄지면 21일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 한국은 1100여개 품목 수입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되는 등 그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자칫 양국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때마침 동북아 정세는 안보 측면에서도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실정이다.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의 무리수까지 두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경우에도 두 나라는 외교적 해결 자세를 끈기 있게 견지해나갈 필요가 있다. 한일이 극한의 소모전을 계속한다면 두 나라 모두 내상을 입을 것이며 그 경우 과연 어느 나라가 뒤에서 웃을 지도 고심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