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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영화감독 “나는 평생 이방인이었다”

이안 영화감독 “나는 평생 이방인이었다”

Posted August. 31, 2019 07:23   

Updated August. 31, 201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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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명문고 교장선생님 댁 맏아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늘 부응하지 못했다.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영화를 배우겠다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이방인인 그가 미국 주류문화에 어울리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웃사이더의 시각은 오히려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비범한 영화를 탄생시켰다. 중국 무협과 제인 오스틴, 미국 카우보이들의 로맨스, 스파이 멜로 등을 종횡무진하며 걸출한 작품을 쏟아내는 이안 감독 이야기다.

 이 책은 ‘영화감독 인터뷰집 시리즈’ 열한 번째 책이다. 1993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한 총 스무 편의 인터뷰를 엮었다. 시간순으로 엮인 인터뷰는 그가 미국에서 미국인이 아닌 존재로, 평생 외부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고백록이기도 하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 “그 덕에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대단히 쉬워졌다”고 말한다. 그가 게이임을 숨기고 위장 결혼을 하려는 대만인, 미국 서부에서 성 정체성을 숨기는 카우보이, 내면을 감추고 살아가는 무사들을 애정 어린 시각으로 필름에 담는 이유다. ‘브로크백 마운틴’ ‘와호장룡’ ‘라이프 오브 파이’ 등 명작들의 촬영 후기를 읽는 맛도 쏠쏠하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