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다.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을 격려하고 중동에서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추석 연휴 셋째 날인 14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현지 도착 다음 날 오전에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리야드 지하철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km를 건설하는 사우디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스페인 FCC, 프랑스 알스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3개 노선의 시공을 맡아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설 연휴 기간에도 중국 반도체 산업 점검에 나서는 등 명절 연휴를 활용해 해외 주요 사업장을 찾아왔다. 이번 추석에 사우디를 방문지로 택한 것은 현지 지하철 공사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다양한 미래 산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6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청해 미래 성장 산업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중동 방문에서도 정재계 고위층 인사를 만나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현수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