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량 세계 꼴찌, 이것이 미래 경쟁력
Posted November. 29, 2019 07:26
Updated November. 29, 2019 07:26
운동량 세계 꼴찌, 이것이 미래 경쟁력.
November. 29, 2019 07:26.
by 尹承玉记者 touch@donga.com.
먹고사는 수준과 운동량은 비례한다. 잘사는 나라 학생들은 운동을 많이 하고, 가난한 나라 아이들은 아무래도 운동은 뒷전이다.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지구상에서 이 흐름을 벗어난 국가가 하나 있으니,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146개국 학생(11∼17세)의 신체 활동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은 심각했다. 우리나라는 운동량이 부족한 학생 비율이 94%로 최하위였다. 캄보디아나 수단도 우리보다 위에 있다. 특히 우리 여학생은 97.2%로 거의 전원이 신체 활동이 부족했다. WHO 측은 “한국은 국민소득이 높은데 청소년 운동량은 심각하게 부족한 특이 사례”라고 별도로 언급했다. WHO의 의미심장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예상대로 이 뉴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유는 물론 입시(공부) 때문이다. 학생들에 대해서는 오직 공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공부에 방해되는 운동은 희생돼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런데 건강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공부를 위해 운동은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옳을까. 질문 하나 해보자. 우리나라 학생들의 운동량이 줄었다면, 학업 성적은 어떻게 됐을까.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다. PISA 순위를 보면 과거엔 읽기, 수학, 과학 부문에서 1∼2위를 다퉜는데, 최근엔 읽기, 과학 등에서 8위 수준으로까지 하락했다. 하나 더 보자. 선진국도 교육에 사활을 거는 건 마찬가지인데, 공부하기도 바쁜 학생들에게 왜 운동을 강요하는 걸까. 미국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본은 70% 정도가 스포츠 활동을 한다. 여러 관점에서 진단해야 할 문제지만, ‘뇌’를 키워드로 삼으면 그림이 좀 선명하게 보인다. 식물엔 뇌가 없지만, 동물에겐 있다. 뇌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뇌는 또 운동을 통해 발달한다. 하버드대 의대 등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이 생물학적 변화를 촉발해서 뇌 세포들을 왕성하게 연결시킨다. 또 뇌세포 생성도 촉진한다. 그래서 운동한 직후 공부를 하면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 미국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공립) 학생들이 0교시에 1.6km 달리기를 한 뒤 수학·과학에서 전 세계 상위권으로 급등한 게 그 증거다. 공부를 잘하려면, 오히려 운동을 더 해야 한다. 운동은 뇌의 정서적 기능에도 관여한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하면 달래주고, 활력을 준다. 운동은 그 어떤 우울증 약보다 치료 효과가 높다는 게 연구 결과다. 성능 좋은 뇌가 최적의 상태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한다. 또 운동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성도 키워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갈수록 더 요구되는 게 똑똑한 두뇌, 정서적 안정, 공감 능력 등이다. 단국대 전용배 교수는 “그래서 스포츠는 중요한 ‘교육’이고, 우리 미래의 경쟁력”이라고 단언한다. 공부와 운동을 별개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지만, 교육부의 마인드도 개선이 시급하다. 교육부 조직에는 49개의 과(課)가 있는데, 학교 체육을 관리하는 과는 없다. 엘리트 선수를 줄이고 클럽 활동을 장려하겠다고 했지만 답보 상태다. 제일 큰 문제는 시설 부족인데, 의지 부족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멍게는 새끼 때 뇌가 있지만, 나중에 뇌가 없어진다. 바다를 헤엄쳐 다니다가, 바위에 붙어 자리를 잡은 뒤에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다른 동물과 달리 고도로 발달해 아주 어려운 판단을 할 수 있고, 상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도화 수준과 관계없이, 여전히 운동 등으로 자극을 받아야 싱싱함을 유지한다. “자녀가 수학이 어렵다고 하면, 나가서 운동부터 하라고 하세요.” 어느 뇌 과학자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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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수준과 운동량은 비례한다. 잘사는 나라 학생들은 운동을 많이 하고, 가난한 나라 아이들은 아무래도 운동은 뒷전이다. 물론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지구상에서 이 흐름을 벗어난 국가가 하나 있으니,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146개국 학생(11∼17세)의 신체 활동을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은 심각했다. 우리나라는 운동량이 부족한 학생 비율이 94%로 최하위였다. 캄보디아나 수단도 우리보다 위에 있다. 특히 우리 여학생은 97.2%로 거의 전원이 신체 활동이 부족했다. WHO 측은 “한국은 국민소득이 높은데 청소년 운동량은 심각하게 부족한 특이 사례”라고 별도로 언급했다.
WHO의 의미심장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예상대로 이 뉴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유는 물론 입시(공부) 때문이다. 학생들에 대해서는 오직 공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공부에 방해되는 운동은 희생돼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런데 건강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공부를 위해 운동은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옳을까. 질문 하나 해보자. 우리나라 학생들의 운동량이 줄었다면, 학업 성적은 어떻게 됐을까.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다. PISA 순위를 보면 과거엔 읽기, 수학, 과학 부문에서 1∼2위를 다퉜는데, 최근엔 읽기, 과학 등에서 8위 수준으로까지 하락했다.
하나 더 보자. 선진국도 교육에 사활을 거는 건 마찬가지인데, 공부하기도 바쁜 학생들에게 왜 운동을 강요하는 걸까. 미국은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일본은 70% 정도가 스포츠 활동을 한다.
여러 관점에서 진단해야 할 문제지만, ‘뇌’를 키워드로 삼으면 그림이 좀 선명하게 보인다. 식물엔 뇌가 없지만, 동물에겐 있다. 뇌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뇌는 또 운동을 통해 발달한다. 하버드대 의대 등의 연구 결과를 보면, 운동이 생물학적 변화를 촉발해서 뇌 세포들을 왕성하게 연결시킨다. 또 뇌세포 생성도 촉진한다. 그래서 운동한 직후 공부를 하면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 미국 네이퍼빌 센트럴 고등학교(공립) 학생들이 0교시에 1.6km 달리기를 한 뒤 수학·과학에서 전 세계 상위권으로 급등한 게 그 증거다. 공부를 잘하려면, 오히려 운동을 더 해야 한다.
운동은 뇌의 정서적 기능에도 관여한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하면 달래주고, 활력을 준다. 운동은 그 어떤 우울증 약보다 치료 효과가 높다는 게 연구 결과다. 성능 좋은 뇌가 최적의 상태에서 구동할 수 있게 한다. 또 운동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성도 키워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갈수록 더 요구되는 게 똑똑한 두뇌, 정서적 안정, 공감 능력 등이다. 단국대 전용배 교수는 “그래서 스포츠는 중요한 ‘교육’이고, 우리 미래의 경쟁력”이라고 단언한다.
공부와 운동을 별개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지만, 교육부의 마인드도 개선이 시급하다. 교육부 조직에는 49개의 과(課)가 있는데, 학교 체육을 관리하는 과는 없다. 엘리트 선수를 줄이고 클럽 활동을 장려하겠다고 했지만 답보 상태다. 제일 큰 문제는 시설 부족인데, 의지 부족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멍게는 새끼 때 뇌가 있지만, 나중에 뇌가 없어진다. 바다를 헤엄쳐 다니다가, 바위에 붙어 자리를 잡은 뒤에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는 다른 동물과 달리 고도로 발달해 아주 어려운 판단을 할 수 있고, 상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고도화 수준과 관계없이, 여전히 운동 등으로 자극을 받아야 싱싱함을 유지한다. “자녀가 수학이 어렵다고 하면, 나가서 운동부터 하라고 하세요.” 어느 뇌 과학자의 조언이다.
尹承玉记者 tou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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