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49·사진)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스웨덴 아동문학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았다. 이 상은 2002년 스웨덴 정부가 ‘삐삐 롱 스타킹’을 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기리기 위해 만든 세계적 권위의 아동문학상으로 상금은 500만 크로나(약 6억460만 원)다. 한국 작가로는 첫 수상이다.
심사위원회는 “백 작가는 소재와 표정, 제스처에 대한 놀라운 감각으로 영화 같은 그림책을 통해 외로움과 결속력에 대한 이야기를 경이롭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다”며 “모든 이야기에 아이의 관점과 놀이와 상상력이 갖는 힘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백 작가는 스웨덴 일간지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행복하다”며 “내 자신이 아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 작가는 ‘구름빵’을 비롯해 그림책 13권을 냈다. 2004년 출간된 ‘구름빵’은 텔레비전 시리즈, 뮤지컬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지만 출판사에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계약을 맺어 수익을 제대로 배분받지 못한다는 불공정 계약 논란을 불렀다.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지만 1, 2심 모두 패소했다. 백 작가는 현지 인터뷰에서 “소송이 내가 뜻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이 상이 계속 책을 쓸 힘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