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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

Posted April. 10, 2020 07:41   

Updated April. 10, 202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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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포르투갈) 중 누가 최고의 축구 선수인가. 축구팬들에게 이보다 더 뜨거운 질문은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럽 축구가 중단된 요즈음 이 질문은 평소보다 유달리 더 등장하는 듯하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최근 역대 축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토너먼트식 팬 투표를 실시했다. ‘살아 있는 전설’ 펠레(80·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60·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지네딘 지단(48·프랑스) 등 쟁쟁한 스타들로 대진표를 짰다. 4강 대결에서 메시는 호나우두(44·브라질)를 52 대 48로, 호날두는 마라도나를 59 대 4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45만 명이 참가한 결승 투표에서 호날두는 메시에게 54-46으로 승리하며 역대 최고 선수로 뽑혔다. 펠레는 8강에서 호나우두에게 47-53으로 패했다.

 이에 앞서 유명 온라인 스포츠커뮤니티인 ‘스포트바이블’은 각각 메시 및 호날두와 같은 팀에서 뛰어 본 경험이 있는 9명의 선수가 두 선수를 비교한 발언을 모아 소개했다. 호날두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메시와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함께한 제라르 피케(33·스페인)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사람 중에 가장 뛰어나다. 그러나 메시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메시 편을 든 적이 있다. ‘스포트바이블’은 이 같은 과거 발언 내용들을 토대로 피케, 앙헬 디 마리아(32·아르헨티나) 등 6명의 선수가 메시를 더 높이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른 3명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며 둘 다 똑같이 위대한 선수로 평가했다.

 개인 발언도 줄을 잇고 있다. 펠레는 지난달 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시대 최고 선수는 메시가 아닌 호날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역대 최고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간단히 “바로 나”라고 답했다. 그러자 역시 슈퍼스타 출신인 카카(38·브라질)는 다른 인터뷰에서 “호날두를 잘 알지만 메시가 낫다고 본다. 메시는 진정한 천재다”라고 말했다.

  ‘마르카’의 투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인기 투표로 볼 수 있다. ‘스포트바이블’의 평가는 과거 발언들을 토대로 한 것일 뿐 현재 상황을 반영한 객관적 분석은 아니다. 펠레의 발언에 대해서는 ‘거꾸로 새겨야 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펠레의 저주’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로 펠레의 예측과 판단은 번번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적어도 유럽에서의 팬심은 호날두 쪽으로 근소하게 기운 듯이 보이긴 한다. ‘마르카’ 외에 최근 영국 ‘기브미스포츠’가 30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호날두와 메시 중 누가 나은가’라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51-49로 호날두가 앞섰다.

 그러나 최근 논쟁 중에서 세대 차이가 많이 나는 펠레를 제외하고는 카카가 메시 편을 들어주듯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호날두 편을 들어준 선수는 별로 없었다. 선수와 감독, 기자들의 투표로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메시는 6번, 호날두는 5번 받았다. 전반적으로 호날두는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성, 메시는 재능과 창의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흔히들 역대 최고의 선수를 논할 때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느냐’도 중요 기준으로 삼는다. 펠레(1958년, 1962년, 1970년)와 마라도나(1986년)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조국을 월드컵 정상에 올려놓았던 반면 메시와 호날두는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먼 후일 메시와 호날두가 축구사에서 어떤 위치에 자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두 선수가 현역 선수 중 가장 위대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축구가 중단됐는데도 오히려 이 두 선수를 둘러싼 논쟁이 더 치열해지는 건 그만큼 현장에서 두 선수의 우열이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팬들은 두 선수가 빨리 복귀해 서로의 기량을 다시 뽐내기를 바란다. 둘의 활약이야말로 축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둘 중 누가 뛰어난가라는 논쟁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커리어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이 두 선수의 대결은 아직도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