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를 몰고 의료용품 부족에 시달리는 시골 병원에 각종 용품을 배달한 한국계 미국 고등학생 T J 김 군(16)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노고와 영웅적 행동, 희망’을 주제로 김 군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5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그는 특히 김 군을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보호 장비가 필요한 병원 소식을 접한 뒤 직접 비행기를 몰아 1만 개가 넘는 의료용품을 보급했다”며 “엄청난 비행이며 환상적인 임무 수행이었다. 이보다 더 좋은 군용기 조종사 준비는 없다”고 격려했다.
메릴랜드주 랜던스쿨 2학년생인 김 군은 수상 소감으로 “봉사로 두 가지를 배웠다. 누군가를 돕는 데 ‘어린 나이’는 없고, 또 봉사활동에는 지역사회 전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청년이 마스크를 만들고, 주변 노인에게 음식을 전달하고, 의료진에게 감사 편지를 쓰고 있다. 그들을 생각하면 내가 여기 서 있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김 군은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교외 병원에 의료장비 배달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해군 비행기 조종사가 꿈인 김 군은 학생 파일럿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오래전부터 비행 수업을 받아왔다. 3월 본격화한 미국의 이동제한령으로 김 군의 학교도 문을 닫았다. 당시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집에서 학업을 이어가되 남을 위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하라’고 공지했다.
이에 김 군은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로 의료용품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교외 지역의 작은 병원을 떠올렸다. 김 군은 교관의 참관 아래 수업용 경비행기를 타고 버지니아주 한 시골 병원에 의료용 장갑 8000여 개, 마스크 400개, 의료용 헤드커버 2000여 개, 신발커버 1500개와 손소독제 등을 배달했다. 의료용품은 학교와 교회 등 지역사회와 협력해 공급받았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