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언급한 ‘새 전략무기’는 여러 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신형 잠수함(3000t급)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한미 정보당국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함남 신포조선소 일대에서 SLBM의 수중사출 시험을 비롯해 관련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군 관계자는 11일 “김 위원장의 ‘새 전략무기’는 지금껏 공개하지 않은 ‘신형 핵투발 수단·능력’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극성-3형(SLBM)을 최대 3기가량 싣는 신형 잠수함이 유력시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화성-14·15형과 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여러 발의 북극성-3형을 쏠 수 있는 잠수함까지 갖춰야 미국이 무시하지 못할 핵 강국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ICBM으로 워싱턴과 뉴욕을 겨냥하면서 SLBM으로 주한·주일미군 및 괌 기지 등을 동시 조준하는 핵타격력을 대미 핵억지력의 완성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6일 북한의 잠수함 건조 기지인 함남 신포조선소에서 SLBM 개발에 쓰이는 수중사출장비가 계속 식별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신포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출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으며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 진수 관련 준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 1대가 11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서해안 일대에 전개됐다. 리벳조인트의 한반도 전개는 10일 만으로 이날 오전 주일미군 기지에서 이륙한 뒤 서해 쪽으로 진입해 인천 서해상과 수도권 상공을 오가면서 대북 감시임무를 수행했다.
김 위원장의 건재함을 증명한 북한의 미사일 추가 도발 움직임을 살펴보는 한편 평양 인근 신리 미사일 관련 시설 동향을 추적하는 걸로 보인다. 그 일대의 통신·교신 감청을 통해 ICBM 등 중장거리미사일 조립 관련 시설 여부를 집중 파악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