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와 임상수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제)가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올해 칸 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실상 취소됐으나 칸 영화제 측은 3일(현지 시간) 공식 초청작 56편을 발표했다. 공식 초청작은 경쟁 부문, 비경쟁 부문(미드나이트 스크리닝)으로 나누지 않았다.
연 감독의 ‘반도’는 ‘부산행’(2016년)의 속편으로 부산행 이후 4년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좀비와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동원 이정현이 주연을 맡아 여름 극장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임 감독의 ‘헤븐: 행복의 나라로’는 우연히 만난 두 남자(최민식 박해일)가 삶의 마지막 행복을 찾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연 감독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년)과 부산행으로 두 차례 칸 영화제 초청을 받은 바 있다. 임 감독도 ‘하녀’(2010년)와 ‘돈의 맛’(2012년)으로 두 차례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 밖에 웨스 앤더슨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85년 여름’ 등이 공식 초청작에 포함됐다. 칸 영화제 측은 올해 초청작 가운데 황금종려상이나 감독상 각본상 등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이 영화들이 개봉하거나 필름마켓에서 거래될 때 ‘Cannes2020(칸2020)’이라는 문구와 함께 칸의 상징인 종려나무 잎사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공식 초청작 56편은 올 하반기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이들 영화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2067편이 출품됐다. 출품작이 2000편을 넘어선 것은 칸 영화제 사상 처음이다. 칸 영화제는 당초 지난달 12∼23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상식을 취소했다. 올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던 미국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내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다시 활동하게 된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