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성리학 전파와 교육을 담당했던 서원(書院)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행사가 약 한 달간 열린다.
문화재청은 3일부터 3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원 9곳이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펼치는 ‘세계유산축전-한국의 서원’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해 7월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국내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올해 열고 있는 세계유산축전의 이번 주제는 ‘서원, 세계의 꽃이 되다’이다. 전국 9곳의 서원에서는 공연과 재현 행사, 템플스테이처럼 서원에서 머물며 책향(冊香)에 빠지는 서원스테이, 전통무예 공연, 서예 대회와 과거시험, 한시 백일장, 제향(祭享) 등이 펼쳐진다.
해당 서원은 1543년 주세붕(1495∼1554)이 경북 영주에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세운 조선의 첫 서원인 소수서원을 비롯해 경북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대구 달성 도동서원, 경남 함양 남계서원, 전북 정읍 무성서원, 전남 장성 필암서원, 충남 논산 돈암서원 등이다.
개막식은 3일 도산서원에서 열린다. 퇴계 이황(1501∼1570)의 이야기를 담은 상황 무대극이 펼쳐진다. 이어 국악 실내악, 전통 타악 공연이 열린다. 음악회에서는 퇴계가 말년에 도산서원을 세우고 생활하면서 느낀 감흥을 읊은 ‘도산 12곡’ 합창 무대가 펼쳐진다. 국악과 서양 음악을 어우른 연주가 합창을 떠받친다.
4일 소수서원에서는 ‘향사(鄕祠) 제향’이 진행된다. 소수서원은 조선시대 서원 가운데 국가가 공인한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학문이나 정치 등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을 추모하는 사당인 향사에서 ‘제향으로 올리는 사은(師恩)’이라는 주제로 이뤄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성리학의 본거지인 서원의 본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재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