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여지 둔 김여정 “올해 회담 없지만 모를 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또 모를 일”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북-미)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이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 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며 “조미 협상의 기본 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 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비핵화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해 (미국의) 불가역적인 중대 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대북제재 일부 해제 대신 체제 안전 보장과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문제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김여정은 또 “(미국이)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만약 고위 지도자(senior leaders)들이 다시 함께 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적절하고 유용한 활동이 있다면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를 아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