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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방침 굳혀...韓 “국제사회 공조 강구”

日,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방침 굳혀...韓 “국제사회 공조 강구”

Posted October. 17, 2020 08:00   

Updated October. 17, 20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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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국내외의 압도적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9년 전 폭발로 가동이 중단된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일본은 “오염수를 정화시키고 희석하면 안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역 어민, 한국 등 주변국은 “재정화를 해도 일부 방사성물질은 현재 기술로 제거되지 않는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 속전속결 의지 밝힌 日… 실제 방류는 2년 후

 16일 마이니치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은 “정부가 이달 말 회의를 열어 오염수 바다 방류를 정식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마지막 주 각료회의가 열리는 27일 혹은 30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 장관인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 역시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언제까지 결정하지 않은 채 놔둘 수 없다. 정부가 책임을 지고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폭발 사고 후 원자로 내 핵연료를 식히는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후쿠시마에서는 매일 170∼180t의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그간 이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한 후 원전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해왔다. 지난달 17일 기준 탱크 1040개에 123만 t을 보관했지만 2022년 10월 탱크 포화(137만 t)를 앞두고 빨리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일본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추가 저장, 역시 환경파괴 논란이 큰 대기 방류 대신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꼽히는 해양 방류를 택하기 위해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막후 여론전을 펴왔다. ALPS 과정을 거친 물을 ‘오염수’ 대신 ‘처리수’라고 부르는 것도 그 일환이다.

 지난해 9월 하라다 요시아키(原田義昭) 환경상은 개각으로 인한 퇴임을 불과 하루 앞두고 정부 관계자 중 처음으로 해양 방류를 거론했다. 그는 “과감히 방출하는 방법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역시 취임 직후인 지난달 26일 후쿠시마를 찾아 “가능한 한 빨리 정부로서 처리수 처분 방침을 결정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오염수의 실제 바다 방류 시기는 이달 말 최종 결정 후 2년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류 계획에 대한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와 승인을 얻고 방류 설비를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안전성 우려 불구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 없어

 일본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한 비판이 큰 이유는 안전성 우려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2018년 정화를 끝낸 오염수 89만 t을 조사한 결과, 84%에 이르는 75만 t이 배출 기준치를 넘는 세슘, 스트론튬 등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었다. 환경 전문가들 또한 현재 기술로는 ALPS 처리를 거친다 해도 또 다른 방사성물질 ‘삼중수소(트리튬)’를 제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후쿠시마 어민들은 15일 가지야마 경제산업상을 찾는 등 전날까지 바다 방류를 반대했다. 하지만 정부가 강행할 뜻을 밝히자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의 한 어민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더 이상 다른 나라에 후쿠시마 수산물을 먹어달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우리뿐 아니라 한국 등 주변국 바다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교부는 16일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호를 최우선적 기준으로 삼아 일본 측의 오염수 처분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국제사회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관계부처 회의를 차관급으로 격상해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논의해 왔지만 국제사회 동조가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태평양 도서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도 반응이 없다. 문제를 제기하는 게 한국뿐”이라고 했다. 다른 국가 역시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고 있어 막을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염수 해양 방류는 해당국 주권의 영역이기 때문에 특정한 방식을 강요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일본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