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단짝이 또 골을 합작했다.
토트넘 손흥민(28)과 해리 케인(27)이 14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끝난 EPL 12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도움과 골을 기록했다. 전반 23분 손흥민의 도움을 받은 케인이 호쾌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리그 4호 도움(10골)을, 케인은 리그 9호골(10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3골 3도움을 포함해 시즌 13골과 도움 7개를 올려 공격 포인트 20개 고지를 밟았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 상대팀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지만 승점 25(7승4무1패)로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토트넘은 리그 11경기 무패(7승 4무) 행진도 이어갔다.
이날 골로 둘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2번째 골을 합작했다. 토트넘이 기록한 전체 24골 중 절반이 둘의 콤비 플레이에서 나온 것. EPL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합작 기록은 1994∼1995시즌 당시 블랙번의 앨런 시어러와 크리스 서턴의 13골이다. 리그를 채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기에 손흥민과 케인의 새 기록 달성은 시간 문제다.
손-케인 콤비는 통산 32골을 합작하며 EPL 역대 최다 득점 합작 기록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첼시에서 한솥밥을 먹은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퍼드의 36골에 4골 차로 따라 붙었다.
서로의 장점을 존중하고 전매특허를 살려주는 호흡이 절정에 올라 있다는 평가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4도움을 모두 케인에게 했다. 케인도 10도움 중 8개를 손흥민에게 배달했다. 이제는 찬스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서로를 살피고 있다. 조제 모리뉴 감독 체제에서 케인은 상대 수비를 끌고 하프 라인까지 내려와 패스를 뿌려주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한다. 그 덕분에 손흥민은 장기인 스피드를 살려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설 수 있는 기회를 매 경기 여러 차례 만들고 있다. 손흥민도 자신의 슈팅 기회가 있어도 득점 확률이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케인을 의식하고 배려한다. 코너킥 등 세트피스를 전담하고 있는 손흥민의 날카로운 킥과 케인의 타점 높은 헤딩의 궁합도 잘 맞는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손흥민이 측면에서 상대 문전으로 빠르게 움직여 수비 3명을 주변으로 끌어들인 뒤 빈 공간에 있는 케인에게 패스를 내줬고, 공을 받은 케인은 자유롭게 슛을 쏠 수 있었다.
매 경기 상대는 토트넘의 핵심 공격 루트를 막기 위해 모든 봉쇄 전략을 동원하고 있지만 ‘월드 클래스’ 콤비의 플레이는 점점 더 진화하고 있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