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연배우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74)가 최근 미국 의회 폭동 사태를 독일 ‘나치’에 빗대 비판했다. 특히 같은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역사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실패한 지도자’라고 맹비난했다.
미 ABC방송 등에 따르면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는 10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약 7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고 “6일은 미국판 ‘깨진 유리의 밤’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깨진 유리의 밤’은 1938년 11월 나치가 독일 전역의 유대인 학교, 상점 등에 불을 지르고 약탈을 저지르는 등 유대인 탄압을 본격화한 날이다.
슈워제네거는 당시 나치가 현재 미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스’와 비슷한 존재였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 폭동을 일으킨 이들은 단순히 미 국회의사당 유리창을 깨뜨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히 여겨오던 신념을 깨뜨렸다. 미 민주주의 전당의 문을 부쉈을 뿐 아니라 미국이 세워진 원칙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사람들을 거짓으로 오도했고 쿠데타를 일으키는 방법을 찾았다”며 역사에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을 실패한 지도자라고 일갈했다.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내내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2017년 자신이 진행했던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를 슈워제네거 전 주지사가 맡은 뒤 시청률이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발끈한 슈워제네거는 “당신이 TV에서 일하고 내가 당신의 일(대통령)을 하는 것으로 하자. 모두가 편안히 잘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