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가 거듭된 말실수로 지도력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한 긴급사태 발령, 중의원 해산 시기 언급 등 중요 현안을 밝힐 때도 실수를 거듭했다.
스가 총리는 18일 시정방침 연설 도중 코로나19 대책을 설명하면서 ‘철저한 대책’을 ‘한정적 대책’으로 잘못 말했다. ‘초등학교’를 ‘초·중학교’로, ‘출산’을 ‘생산’으로 말하는 등 방역 대책에서만 세 번의 말실수가 있었다. 탈(脫)탄소 사회 실현을 언급할 때도 ‘주체’를 ‘전체’로 읽었다.
그는 17일 내내 연설 준비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미리 준비한 원고를 제대로 읽지 못하자 ‘최고 권력자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8선 중의원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정무조사회장은 “과거 관방장관 때와는 다른 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총리의 말실수가 계속되면 정권 운영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