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추상화가 이우환(85)의 작품이 국내 생존 작가 중 처음으로 경매가 30억 원을 넘겼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25일 “전날 열린 경매에서 이우환의 그림 ‘동풍(East winds·사진)’(1984년)이 31억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6월 경매시장에서 팔린 그의 다른 연작 ‘점으로부터(From Point)’(1975년)의 기존 최고 낙찰가(22억 원)를 자체 경신한 것이다.
앞서 이우환의 작품들은 주로 20억 원대에 거래됐다. 2012년 홍콩 경매시장에서 ‘점으로부터’(1977년)가 약 21억 원에 팔린 데 이어 2014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선으로부터’(1976년)가 23억 원에 거래됐다. 이번에 낙찰된 ‘동풍’도 2019년 10월 홍콩 경매시장에서 약 20억 원에 팔렸다. 2년도 안 돼 그림 값이 10억 원가량 오른 것이다.
‘동풍’은 자유로운 운율과 역동적 리듬을 보여주는 이우환의 연작 ‘Winds’ 시리즈 대표작으로 꼽힌다. 2019년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작품 전시를 방문해 ‘Winds’ 시리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대중에게도 알려졌다. 이우환은 지난해 추상화가 김환기(1913∼1974)를 제치고 작가별 낙찰 총액 1위(약 149억7000만 원)에 올랐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