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발생했던 지난해 말, 서울에 살거나 통근 및 통학하는 사람들의 심야 이동량이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최대 50%까지 줄어들었다. 25세 미만 아동이나 청소년의 이동량도 같은 시기 절반 넘게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은 26% 감소해 세대별로 이동량에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가 통신·교통 빅데이터를 분석해 8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전후의 ‘서울 생활이동’을 분석한 결과다.
○ 코로나 유행으로 서울 이동 인구 급감
서울 생활이동이란 서울에 살거나 업무, 교육, 여가, 병원 진료 등을 위해 서울을 찾는 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느 곳으로 이동하고, 평균 얼마의 시간을 들이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이용 데이터와 인구·사업체 현황 등 행정 관련 빅데이터, KT의 휴대전화 신호 자료, 한국교통연구원의 통행량 데이터 등을 융합·분석해 만들었다.
시와 KT가 2018년 발표한 ‘서울 생활인구’가 거주자에 통근·통학 인구를 더해 특정 시점,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파악하는 것이라면 서울 생활이동은 서울 안과 밖, 또는 특정 지점 사이의 이동 패턴까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데이터 분석 결과 하루 평균 서울을 오간 인구 이동량은 코로나19 발생 직전(2019년 11∼12월) 2275만 건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2020년 1월∼2021년 7월) 1867만 건으로 17.9%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때마다 이동량이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3차 유행(2020년 11월 13일∼2021년 1월 20일) 때는 코로나19 발생 직전보다 29.9% 줄었다. 지난해 12월 13일 이동량은 885만 건으로 코로나19 발생 전 이동량이 가장 많았던 2019년 11월 1일(2545만 건)의 34.8%에 그쳤다.
3차 유행 시기 시행된 대중교통 운행 횟수 감축은 심야 시간대 이동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당시 심야 시간대(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6시) 퇴근 및 하교 이동량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48.4% 감소했다.
연령대별 이동량도 차이를 보였다. 25세 미만 아동·청소년·청년 이동량은 55.8%가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25∼64세는 28.1%가 줄었으나 65세 이상은 26.2% 감소해 코로나19 확산에도 어린이 및 청년보다 이동량이 줄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 관계자는 “비대면 수업 확대 등과 맞물려 어린이·청소년의 이동이 크게 줄어든 반면 생산 활동을 위해 이동하는 중장년 및 노년층은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동 패턴, 정책·서비스 개발에 도움
시가 서울의 통근·통학 패턴을 분석한 결과 서울을 오가는 이들의 평균 출근 시간은 53분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서울로 출근할 때는 평균 44.7분이 걸린 반면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데는 평균 72.1분이 걸렸다. 서울 행정동별로 평균 출근·등교 시간을 따져보니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동은 강동구 고덕2동(평균 58분)인 반면 가장 짧게 걸리는 동은 강남구 역삼1동(평균 36분)이었다.
시는 서울 생활이동 데이터를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에 공개하고 매달 업데이트해 시민이나 학생, 기업도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종수 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누구나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시 정책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