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아르헨티나)가 ‘축구 황제’ 펠레(81·브라질)를 넘어 남미 선수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 최다 득점자가 됐다.
메시는 1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 볼리비아와의 9차전 안방경기에서 세 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14분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은 메시는 후반 1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재치 있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43분에는 골키퍼가 쳐낸 공을 달려가 침착하게 넣으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2005년 A매치에 데뷔한 메시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개인 통산 A매치 79골을 기록했다. 펠레가 가지고 있던 종전 남미 선수 A매치 최다골 기록(77골)을 153경기 만에 넘어선 것이다. 남녀 통틀어 남미 A매치 최다 득점은 브라질의 전설적인 여자 축구 선수인 마르타의 111골이다. 남자 축구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은 메시의 경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르투갈)가 작성한 111골이다. 메시의 기록은 남자 축구 선수 전체로는 공동 5위에 해당한다.
메시의 활약으로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 8경기 무패 행진(5승 3무·승점 18)을 달리며 8전 전승(승점 24)을 기록 중인 브라질에 이은 2위를 유지했다.
대승을 거둔 뒤 경기장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축하 기념행사가 열렸다.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1-0으로 꺾고 1993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메시에게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타이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1년 반 만에 아르헨티나 팬들 앞에서 경기를 펼친 메시는 “오랫동안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고대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신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