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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꽥꽥’ 거위 울음소리가 로마 구했다

Posted November. 06, 2021 07:11   

Updated November. 06, 202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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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전 390년 로마는 갈리아(프랑스) 북부 지역을 지배하던 세노네스족의 공격을 받는다. 세노네스족에게 연달아 패한 로마인들은 로마의 카피톨리누스 언덕에 갇힌다. 어느 늦은 밤 세노네스족은 카피톨리누스 언덕에 몰래 잠입해 로마인들을 공격하려 하는데…. 갑자기 ‘꽥꽥’ 소리가 고요한 밤공기를 갈랐다. 시끄러운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 로마인들은 침입을 알아채고 간신히 적을 물리친다.

 로마의 공신은 거위였다. 헤라의 신전에서 기르던 거위가 침입자를 알아채고 울기 시작한 것. 영역 동물인 거위는 자신의 영역 내에 위험한 일이 생기면 소리를 낸다. 청각과 시각이 발달한 거위가 로마를 구한 셈이다.

 기원전 525년 페르시아는 이집트를 침공하면서 군인들의 방패에 고양이를 그려 넣었다. 고양이를 신처럼 숭배했던 이집트인의 약점을 공략한 것이다. 결국 이집트는 전쟁에서 패해 페르시아의 속국이 됐다. 1959년 정치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는 쿠바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 중간에 흰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 보냈지만 비둘기는 다시 돌아와 카스트로의 어깨에 앉았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카스트로 곁에 머무는 장면에 감동받은 쿠바인들은 카스트로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 책은 세계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동물을 소개한다. 동물마다 5쪽 내외로 짧은 에피소드를 담아 가독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역사와 동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읽는다면 사소하지만 재밌는 지식이 늘어날 것이다.


이호재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