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설렌다.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험이고 특혜다. 많이 기다리셨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
피곤한 일정에도 손흥민(토트넘)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021년 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를 앞두고 모처럼 홈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에 나선다는 기대감도 커보였다. 11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이 바로 그 무대다.
영국에서 소속팀 토트넘 경기를 마치고 9일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빡빡한 일정에도 자신의 몸을 추스를 여유는 없어 보였다. 10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L)에서 열린 팀 훈련에서는 동료들과 농담까지 해가며 쌀쌀한 날씨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 경기를 마치고 나면 17일 오전 0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이라크와의 6차전에 나서야 한다. 2승 2무(승점 8)로 이란에 이어 조 2위인 한국은 UAE를 잡을 경우 한결 부담을 덜고 이라크 원정길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은 UAE와의 통산 맞대결에서 12승 5무 2패로 앞서 있다. UAE전은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팬들이 입장한 A매치는 2019년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번 경기도 선제골이 승부의 핵심이다. 다만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격 전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다. 대체 자원으로 김건희(수원)가 선발됐지만 큰 경기에서는 기존 주전 라인업의 변화를 거의 주지 않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스타일상 손흥민(토트넘)을 전진 배치하는 원톱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은 10일 훈련에서 앞서 40분 남짓 전술 미팅을 가졌을 만큼 손흥민의 위치, 또 손흥민을 지원할 2선 공격진을 구성하는 데 고민이 역력했다.
3무 1패로 승리가 절실한 UAE는 수비 라인을 올리고 강한 압박으로 공을 뺏어 역습으로 득점을 노리는 전략을 들고나올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에게는 중앙 수비에 미드필더 한 명이 고정으로 거리를 좁히며 아예 패스를 받지 못하게 하거나 실수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관건이다. 황인범 정우영 이재성 등이 빠른 연계로 상대와 거리를 벌린 뒤 손흥민의 움직임을 보는 상황이 자주 만들어져야 한다. 지난달 이란전에서도 황인범과 이재성이 빠른 패스로 압박을 벗어난 뒤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손흥민에게 패스가 연결되면서 골이 나왔다.
10일 현재 티켓 예매율은 65%(2만2700여 장) 정도다. 경기 시작 전까지 예매가 이루어진다. 현장 판매는 없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