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장애(障애)’를 이렇게 풀이한다. 이 풀이대로라면 살아간다는 건 장애를 얻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군가는 무릎 관절이 아파 계단을 마음대로 오르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는 음식에 소금을 넣었는지 아닌지 깜빡깜빡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병장수’ 시대에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라는 말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보건복지부 등록 장애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9%가 65세 이상이다.
뒤집어 말하면 나머지 50.1%는 아직 ‘자연적으로’ 장애를 얻을 때가 아닌데도 장애와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전체 인구 가운데 12억 명, 그러니까 약 15%가 장애인이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국제장애인연합(IDA), 유엔문명간연대(UNAOC), 유네스코 등 전 세계 20여 개 기구와 기관이 참여하는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 이름이 ‘#WeThe15’인 이유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부터 시작한 #WeThe15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인권 보장, 차별 철폐 캠페인이다.
한국에서는 대한장애인체육회(KPC)가 #WeThe15 상징색인 보라색 점등 이벤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릴레이 등을 통해 이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정진완 KPC 회장은 세계 장애인의 날(3일)을 맞아 “스포츠 활동이 장애 인식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와 민간 기업, 개인과 단체 모두 이 캠페인에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