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영국 등이 보이콧 행렬에 동참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일단 선을 긋고 나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보이콧) 참가 권유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제적인 측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며 “한국은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을 기반으로 삼으면서 중국과도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미중 모두 종전선언의 중요한 관련국인 만큼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이어가며 균형외교를 펼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을 놓고 미국과 결별했다(Breaks With US)’고 보도하며 “대북 화해를 핵심 목표로 삼은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내 진전을 이루려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 · 이은택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