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새해 첫 미사일 도발에 나섰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대화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기 끝까지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지만 군 통수권자로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도발에 ‘면죄부’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0분경 자강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이 발사됐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해 10월 신형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이후 78일 만이다. 군은 사거리 등 비행제원을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면서 공개하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이 비행 도중 추적 레이더에서 사라진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비행 중 이상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3시간 뒤 문 대통령은 강원 고성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 착공식’에 참석해 “오늘 아침 북한의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로 긴장이 조성되고 남북 관계 정체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근원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대화를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이 함께 노력하고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오전 9시 45분부터 약 50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회의를 개최한 뒤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진역은 남북출입관리사무소(CIQ)가 있는 최북단 역으로 금강산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역이다. 남북 합의로 2007년 북한 감호역과 연결돼 해당 구간이 개통되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도 연계돼 유라시아까지 뻗어 나갈 관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착공식으로 약 4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만9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