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너무 오랜만입니다. 너무 보고 싶었고.”
10일 오후 7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멤버들은 이 말을 반복했다. 방탄소년단이 국내에서 팬들과 오프라인으로 마주한 건 2019년 10월 공연 후 2년 5개월 만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을 포함해 12, 13일까지 총 3일간 공연에서 회당 1만5000명씩 총 4만5000명과 만난다.
공연장에서는 내내 “짝짝짝짝” 소리가 들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함성을 대신한 응원도구 클래퍼(두꺼운 종이를 접어 부채처럼 만든 도구)의 소리였다. 슈가는 “무관중으로는 해봤지만 함성이 없는 공연은 처음이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온(ON)’으로 콘서트를 시작해 ‘DNA’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 ‘다이너마이트’ ‘버터’ ‘Permission to Dance’ 등 총 28곡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대면 콘서트로 처음 공개하는 ‘블랙 스완’ 무대는 댄서 수십 명과 함께 백조와 흑조를 연기해 장관을 연출했다.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무대 가운데 설치하고 곡마다 다른 효과로 멤버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뜻의 ‘Life Goes On’이 나올 때는 각 멤버의 공연 순간순간을 화면에 띄웠다. ‘홈’을 선곡한 것도 “아미가 있는 곳이 우리의 고향”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민은 “이제야 집에 돌아온 것같이 그립고 아쉬웠던 감정이 싹 없어졌다”고 했다.
콘서트를 마치며 이들은 그동안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제이홉은 “마냥 잘 지내지만은 못했다. 가수는 관객이 함께 있어야 완성되더라”라고 했다. RM은 “지긋지긋한 언택트”라며 “같이 뛰고, 에너지를 받고, 사랑한다고 말하던 당연한 것들이 없으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고마움과 희망을 말했다.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는 날까지 절대 지치지 않겠다는 말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달려와 주신 아미 여러분 감사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더 나은 모습으로 만날게요.”(R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