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기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 10곳 중 9곳이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나 부부 사이의 갈등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자녀 교육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여성가족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전국 다문화가정 1만5578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2009년 처음 시작된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는 3년에 한 번씩 진행된다.
만 6세 이상 자녀를 둔 결혼이주여성 등 귀화자 중 “자녀 양육이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은 88.1%에 달했다. 자녀 양육에 있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학습지도·학업관리 어려움’(50.4%)이었다. 그 다음으로 △진학·진로 등에 관한 정보 부족(37.6%) △비용 부담(32.0%) 등의 순(복수 응답)이었다.
귀화자들이 국내에 거주한 기간을 보면 15년 넘게 살고 있는 사람이 전체의 39.9%에 달했다. 2018년 조사 때 27.6%보다 12.3%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의 주요 고민이 자녀 문제로 옮겨 간 것으로 풀이된다. 김숙자 여가부 가족정책관은 “한국의 교육 여건상 부모의 관심과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결혼이민자들은 상대적으로 언어 소통이 어렵고 국내 학교에 대한 경험과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문화가정 자녀의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40.5%로 전체 국민(71.5%)과 비교해 31%포인트나 낮았다.
결혼이주여성 등 귀화자들이 겪는 사회적 차별과 부부간 갈등은 줄고 있다. 이들 가운데 조사 시점으로부터 최근 1년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16.3%로, 2018년 30.9%에서 14.6%포인트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1년간 “부부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한 이도 전체의 46.3%로 2018년(61.8%)보다 줄어들었다.
김소영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