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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이재용-빌 게이츠…인류난제 협업

손잡은 이재용-빌 게이츠…인류난제 협업

Posted August. 26, 2022 07:57   

Updated August. 26, 20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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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저개발 국가의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개발했다. 물과 하수처리 시설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서 매년 36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장티푸스와 설사 등으로 사망하는 비극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삼성전자는 25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게이츠재단과 협력해온 RT(리인벤티드 토일렛·재발명 화장실) 프로젝트 종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RT 프로젝트는 게이츠재단이 저개발 국가를 돕기 위해 2011년부터 추진 중인 신개념 위생 화장실 보급 프로젝트다. 고체는 탈수, 건조, 연소를 통해 재로 만들어 처리하고 액체는 바이오 정화(미생물을 이용해 분해)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날 종료식에는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과 RT 프로젝트 참여 임직원, 듈레이 콘 게이츠재단 부디렉터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게이츠 이사장이 방한 중이던 16일 그를 만나 RT 개발 결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사회공헌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게이츠재단의 비전과 현재 추진 중인 사회공헌 활동 현황을 설명한 뒤 RT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삼성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로 인류 난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게이츠재단은 기술적 어려움으로 가정용 RT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오다가 2018년 삼성에 도움을 요청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이 부회장은 게이츠 이사장과의 e메일 및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진행 경과를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게이츠재단이 삼성전자에 과제 수행 비용 수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 부회장이 이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기술을 활용해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지원하자는 뜻을 밝히며 삼성이 2019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이 삼성종합기술원에 기술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고, 최근에는 기술 개발에 성공해 게이츠재단에 기술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설계와 부품 및 모듈 기술 개발, 양산화를 위한 프로토타입 개발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열처리 및 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처리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삼성이 RT 개발에 성공하며 하수시설이 부족한 국가 등 수십억 명의 생활 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단순히 제조 서비스업에서 벗어나 인류 발전을 위한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의 기술로 RT 개발에 성공하며 ‘혁신 기술’ 선점을 강조해온 이 부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게이츠 이사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나설 것으로도 전망된다.


송충현 balgun@donga.com